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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bby Van's
    여행기록/2017.10.31. New York 2017. 11. 10. 15:35




    Bobby Van's

    Steak House


    뉴욕의 마지막 밤은 아름답고 반짝였다. 미스트처럼 흩뿌리는 빗방울 사이로 뜨뜻한 김이 맨홀사이로 뿜어나오는 그런 밤이었다. 뉴욕에서의 마지막 밤에 어울리는 음식은 역시 스테이크라는 생각에 여러 스테이크 가게들을 알아보았지만, 역시 맛집추천은 지인 추천이 가장 믿음직스럽다. 발렌타인 데이에 갔던 집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일요일 저녁이라 예약을 하지 않고 간 것이 몹시 마음에 걸렸으나, 두 명이 식사할 수 있는 자리야 언제든지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 식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다행히 식당에 도착했을 때는 사람이 붐비기 전이었다. 6시가 조금 넘은, 아직 예약한 손님이 들이치기 직전의 시간, 약간 일찍 간 덕분에 무사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원래 코스요리가 있는 식당에 가면, 코스요리를 먹어보아야 한다. 나는 코스요리는 요리를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든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의 경우에는 세가지 요리로 구성된 단촐한 코스요리이다. 먼저, 오늘의 수프로 배를 깨운다. 오늘의 수프는 일종의 야채수프로, 느낌은 러시아식 보르쉬와 닮아 있지만, 순무가 들어있는 대신, 일반적인 야채스튜이다. 새콤한 맛이 맛을 깨우기에 좋다. 일반적으로 쓰는 양송이 스프나 크림스프보다는 좀 더 입맛을 돋군다는 목적에 충실한 선택이다.


    다음으로 메인 요리가 나온다. 메인 요리는 말린 양파 튀김 가니시를 얹은 립아이 스테이크. 미국식 스테이크 답게 크기가 크고 아름답다. 가니쉬는 간단하지만 입맛을 돋군다. 말린 양파를 튀긴 가니쉬는 과하지 않으면서 적당히 간이 베어 있다. 말린 덕분에 식감은 독특하고 양파의 맛이 더욱 풍부하게 올라온다. 마지막에 튀긴 것은 고소한 맛을 더해준다. 별도로 안주로 팔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미디엄 레어로 구운 립아이 스테이크는 육즙이 잘 갇혀있었고, 잘 구워졌다. 특히 립아이 특유의 지방질이 잘 녹아서 한 입 한 입 씹을 때 마다 육즙이 혀 안을 감돈다. 고기가 양이 많다고 느낄 때 쯤, 스테이크 소스를 한 번 쯤 찍어먹으면 또 색다른 맛이다. 달콤한 맛을 메인으로 새콤함이 가미된 스테이크 소스는 또 다른 스테이크의 매력을 보여준다. 

    메인요리를 주문하면서, 와인을 빼 놓을 수는 없었다. 단지 레드와인 한 잔을 달라고 말했지만, 스테이크에 아주 잘 어울리는 레드와인을 주었다. 달콤한 맛이 뛰어난 레드와인이었고, 와인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스테이크와 함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이라서 더 좋았다. 


    스테이크를 마무리하고 나면, 이 코스요리의 마지막, 아이스크림이 나온다. 헤이즐넛 아이스크림과 호박 아이스크림이 제공된다. 헤이즐넛 아이스크림은 좀 익숙하기도 하고, 맛도 익숙한 맛이었지만, 호박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은 좀 색다른 경험이었다. 함께한 일행은 호박 아이스크림에서 향신료맛이 난다고 혹평을 했지만, 나에게는 상당히 색다르면서도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뉴욕3대 스테이크라고 불리는 BLT 스테이크, 울프강 스테이크 그리고 피터루거 스테이크 안에 들어가는 가게는 분명히 아니었다. 그리고 아마 뉴욕에서 가장 맛있는 스테이크 가게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였고, 50$라는 가격에 충분히 걸맞는 훌륭한 식사였다. 사실 피터루거 스테이크를 가고싶었지만, 피터루거에 대한 현지인의 혹평을 듣고난 이후라, 그 가격을 주고 실망을 안고 올까봐 두려워서 가지못했다. 결론적으로,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뉴욕을 방문하게 된다면, 또 뉴욕의 마지막 밤을 맡기고 싶은 가게이다.


    201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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