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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군 뽈따구 숯불구이
    식도락/맛집기행 ☆☆☆☆ 2017. 10. 19. 12:42

    장군 뽈따구 숯불구이


    맛집을 돌아다니다 보면,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을 되새길 기회를 얻곤 한다. 그리고 뒤늦은 후회들을 덧붙이게 된다. 나는 내가 4학년 2학기가 되도록 이 가게를 찾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 이 가게 바로 앞에 있는 PC방을 몇 년째 다녔음에도, 이 곳에 발길을 돌리지 않았던 과거의 자신을 자책한다. PC방에서 라볶이에 치킨마요덮밥으로 때우는 대신 뽈따구를 먹었다면 나는 얼마나 더 행복해 질 수 있었을까? 나는 아직도 부족한 사람이었다.


    계기는 단순했다. 칵테일을 한 잔 마시고, 맛있는 걸 얻어먹으려는 참이었다. 회기역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는데, 딱히 갈 곳도 없었다. 그러던 차에 보인 것이 이 뽈따구 집이었다. 일행은 이곳이 맛집이라고 했다. 나는 우선, 의구심이 들었다. 내가 6년간 학교 근처를 다니면서 단 한번도 언급된 적 없는 가게였다. 스쳐 지나가는 말로라도 '아 그 집 참 맛있는데.'라는 말을 들은 집이기를 바랐지만, 아쉽게도 기억에는 없었다. 하지만, 얻어먹는데 두 말을 할 수는 없는 노릇. 게다가 허름한 외관이 좀 마음에 들었다. 우선 들어갔다. 


    메뉴판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딱 두개. 안창살 혹은 뽈따구 살. 둘 중에 하나. 다 팔리면 그냥 끝이라고 했다. 다른 메뉴라고는 된장찌개 하나 뿐. 이런 가게라면 믿음직스럽다. 우선 뽈따구를 시켰다. 잠시 후 뽈따구가 나왔다. 그 아름다운 비주얼을 잠깐 소개하고 가겠다.


    보시는 바와 같이, 영롱하다. 그리고 눈에 띄는 점이 하나 있다. 바로 파구이다. 파는 구우면 맛있다. 이것은 마치 뉴턴의 열역학 제 2법칙 같은 것이다. 그걸 고기랑 같이 먹는다면? 나쁠리 없다. 왜 닭꼬치에 파가 들어가겠는가? 왜 불고기에 파가 들어가겠는가? 맛있으니까. 곁들여진 파를 보면서 심신이 안정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했다면 아름다운 일이다. 


    우선 구웠다. 물론 내가 굽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맛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상추 위에 뽈따구살 한점을 놓고, 파구이를 한 조각 놓고, 소스에 찍어서 먹으면 된다. 고기는 기본적으로 후추와 달달한 간장베이스 양념에 절여진 상태이다.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 지 모르겠지만, 후추향이 강하게 나고, 달달한 간장맛이 코팅된 상태인데, 고기가 싱싱하지 않냐면 그게 아니다. 아주 싱싱한 고기를 양념을 해서 맛깔나는 딱 그상태를 만들었다. 배가 부르지 않으면 무한대로 들어가는 마법같은 뽈따구 살이다. 어디선가 먹어 본듯한 맛인데, 맛있다. 기억에 남는다. 자꾸 가고싶어 진다. 소스는 기본적으로 고추장 베이스의 소스인데, 맵지 않다. 약간 매콤함을 더해주면서도 달콤함도 잊지 않는, 그런 소스다. 이것도 괜찮다. 


    일행이 몇 더 왔다. 그리고 대망의 안창살을 시켰다. 뽈따구의 기억이 강해서일까. 안창살은 무난했다. 사실 안창살 정도의 고기라면 양념을 안하고 먹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다음에는 뽈따구를 먹도록 하겠다. 주인장께서도 안창살은 어차피 남는 것 없으니 뽈따구를 먹으란다. 감사하다. 다음에 또 뽈따구 먹으러 가겠다. 그 때는 내가 사야겠지만.


    201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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