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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야 우동여행기록/2024. 02. 16. KAGAWA 2024. 3. 15. 12:50
[요시야 우동] 요시노야와는 다르다 요시노야와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카가와현 마루가메시 어딘가에 있는 우동가게 요시야. 동행이 말하길 수년 전에 처음 사누끼에 왔을 때 먹어보고 그 이후로 매번 방문을 해도 문을 닫은 탓에 맛을 볼 수 없었다고 하는 전설의 우동가게 요시야는 쉬이 여행객을 허락하지 않는 우동가게였다. 실제로 이번 방문에도 우리 다음에 학생 무리가 하나 들어오더니 이내 재료소진으로 문을 닫아버렸다. 일본의 가게들은 참 재미있는 것이 족자를 땅에 내려두는 것으로 문을 닫았음을 표시한다. 요시야에서는 조금 색다른 우동을 맛보고 싶었다. 쇼유 우동에 온센타마고 추가. 쇼유우동은 우동면에 간장을 비벼먹는 우동이다. 간장 베이스의 맛이 강한 비빔우동이라고 볼 수 있는데, 특히 그 짠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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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우동여행기록/2024. 02. 16. KAGAWA 2024. 2. 21. 13:37
[나카무라 우동] 우동현이라고도 불리는 카가와현은 수많은 우동집들이 매일 경쟁하는 우동의 메이저리그다. 그 가운데 가장 처음 방문한 곳은 마루가메 시에 있는 나카무라 우동. 후일 알게된 것은 이 곳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극찬한 우동 맛집이라는 것이고 당시 첫인상은 리틀포레스트 같은 느낌이었다. 실개천이 흐르는 강을끼고 가다가 보면 보이는 자그마한 우동가게. 누군가는 야외에 앉아 우동을 즐기고, 누군가는 실내에서 혼자 고즈넉하게 우동을 즐기는 시골 우동집이다. 한적한 평일 점심을 조금 지난 시간에 방문해서인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우동은 펄펄 끓는 솥에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다. 카가와 우동가게들의 주문시스템은 적응이 쉽지 않았는데, 먼저 우동을 고르고(이때 가케우동, 붓카케우동 등 우동의 종류를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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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16. - 2024. 2. 18.] 사누끼 우동 투어여행기록/2024. 02. 16. KAGAWA 2024. 2. 21. 11:35
지난 주 일본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어진 3일간의 일정은, 온통 우동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다른 음식을 전혀 먹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먹은 우동만 9그릇, 다녀온 우동가게만 여섯곳에 달하는 말 그대로의 우동투어 였습니다. 첫날 나카무라 우동을 시작으로, 요시야 우동, 가와후쿠, 콘피라 우동, 토라야 우동 마지막으로 사카에다 우동으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 중 사카에다 우동은 두그릇을, 콘피라 우동은 세그릇을 먹어 총 아홉그릇을 완성하였습니다. 이 여행계획을 밝혔을 때 3일간 우동을 아홉그릇이나 먹으면 질리지 않겠느냐는 말을 꽤 많이 들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전혀 질리지 않았고, 지금도 사누끼 우동이라면 삼일쯤은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제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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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먼맨션식도락/맛집기행 ☆☆☆ 2024. 2. 14. 18:01
[커먼맨션] 이순신장군 동상을 바라보고 좌회전을 해서 신촌으로 가는 길목으로 가면 경희궁이 나온다. 날이 너무 좋았기에 마치고 산책이나 할 요량으로 경희궁 근처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메뉴는 브런치. 아침으로 먹기엔 조금 부담스럽고, 식사라고하기엔 조금 가벼운. 그 대신 메뉴는 두명이서 세개를 시켰다. 샐러드 하나, 파스타 하나 그리고 샌드위치 하나. 나중에 샌드위치와 잘 어울릴 것같은 수프도 추가하긴 했지만, 가볍지만 다양한 메뉴들로 구성했다. 맨 먼저 나온 샐러드는 브로콜리니 퀴노아 샐러드. 전체적으로는 새콤한 맛에 풀들이 제각기 개성을 뽐내고, 중간중간 견과류들이 새콤한 맛을 중화해주는 입맛을 돋우기 좋은 샐러드였다. 퀴노아는 톡톡튀는 재미있는 식감으로 자칫 단조롭고 물리기 쉬운 샐러드를 다채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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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식향식도락/맛집기행 ☆☆☆☆ 2024. 2. 14. 16:06
[천년식향] 고작 백년을 살고자 버둥거리는 중생으로서는 천년을 가는 향기라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이 가지 않지만, 그 서원만큼은 함께 마음에 고이 간직하고 싶다. 맛있는 '비건식당'이 아니라, '맛있는 식당'을 지향하는, 비건 식당이지만 비건식당을 지향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천년식향은 도발적인 메뉴들과 이야기가 함께하는 식당이다. 가장 유명한 메뉴는 당근을 싫어하던 손님이 먹어보고 어지간한 Sex 보다 낫다고 평해 Better than Sex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당근 요리. 그리고 Sex and Steak 라는 이름이 붙은 콩고기, 유부 꼬치구이. 두 요리는 이름으로 보나, 성격으로보나 천년식향의 간판 격인 메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Better than Sex는 자꾸만 손이가는 당근요리인데, 눈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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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그릴식도락/맛집기행 ☆☆☆☆ 2021. 11. 30. 07:39
[서울역 그릴] 우리는 가끔 별똥별처럼 사라지는 한 시대의 끝을 본다. 이는 때로는 즐거운 일이지만, 떄로는 몹시도 괴롭고 가끔은 우울해지는 것이다. 경양식의 시대가 저물어간다. 아주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오늘은, 마지막 영업을 앞둔 '서울역 그릴'을 가 보았다. 영업종료를 하루 앞둔, 2021. 11. 29. 7시, 한창 손님으로 붐빌 가게에는 의외로 손님이 적다. 마지막 영업이라는 소식을 들은 손님 몇이 와있을 뿐이다. 대부분은 혼자서 온 손님들이다. 내 앞에서 기다리던 손님도, 뒤에서 기다리던 손님도 서울역 그릴의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해 혼자온 손님들이 었고, 업장의 60%쯤은 그런 손님이었다. 한 시대의 마지막을 배웅하러 온. 덕분에 혼자 식사를 하는 것이 어색하지도 않고 좋았다. 한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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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주택식도락/맛집기행 ☆☆☆☆ 2020. 5. 20. 23:58
건대 맛집에는 마법같은 공식이 있다. 건대입구역에서 멀수록 더 맛있는집이 나온다. 수학으로는 이걸 뭐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예컨대 건대입구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엔제리너스다. 맛은, "말해 무엇하리오"다. 심지어 가장 가까운 햄버거가게는 노브랜드 버거인데, 거기에 없는건 브랜드 만은 아니더라... 라는 리뷰가 돈다. 그런데, 화양시장 옆 골목이나, 성수사거리 쪽 골목을 들어가면, 하나 둘씩 맛집들이 등장한다. 이 곳도 그런 곳 중의 하나다. 이제는 꽤 유명해진 '그륵'이라는 가게에서 조금만 더 성수사거리 쪽으로 가면 볼 수 있는 조용한 주택은, 이름처럼 조용한 주택가에 있다. 요리는 한명이 하고, 메뉴는 단촐하다. 네가지 파스타와 두가지 샐러드, 그리고 하나의 스테이크. 딱 네명쯤 오면 좋을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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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 카페] 골든 라이언식도락/Fire and Fury 2020. 5. 20. 23:22
건대입구, 화양시장 옆을 지나 두갈래길에서 오른쪽 길로 가면 나오는 카페 골든 라이언. 외관도 마음에 들고, 고급스러워보이는 인테리어에 친구들과 방문을 했다. 오랜 위장장애로 커피를 못먹게된 인간인지라, 밀크티와 몇몇 디저트를 주문했다. 주문을 하고서, 밀크티 한 모금 마시기도 전에 나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뷰를 쓰는 것은, 아마도 많은 사장님들이 겪을 고충이면서 동시에 많은 고객들이 불쾌할 만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제 다들 알겠지만, 역시 리뷰는 정말 맛있었거나, 정말 화가났거나, 둘 중에 하나일 때 쓰게되는 것이다. 주문을 받을 때, 오래 걸릴 수 있다기에 혼자 주문을 처리하느라 그런가 보다... 하고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20분여가 지났을까? 밀크티가 다 떨어지셨단다. 다른 주문으..